베트멍

조회 12 수정 2회 2026.02.25 14:52

베트멍(Vetements)은 뎀나 즈바살리아가 설립한 패션 브랜드로, 평범한 옷을 해체하고 재조합한 디자인과 극단적인 오버사이즈 실루엣으로 2010년대 스트리트 패션의 판도를 바꿨다. 브랜드 이름은 프랑스어로 '옷'을 뜻하며, 이름처럼 옷의 근본적인 형태와 의미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것이 특징이다.

베트멍 스타일의 핵심, 해체와 과장

베트멍의 디자인은 두 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 바로 해체과장이다. 이들은 기존에 존재하던 옷들을 말 그대로 분해하고 비틀어서 완전히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대표적인 예가 재구성된 데님이다. 낡은 리바이스 청바지 두 벌을 해체한 뒤 다시 하나로 꿰매어 밑단 길이가 다른 독특한 형태의 청바지를 선보였다. 또한 어깨선이 극단적으로 내려오고 소매가 손을 전부 덮을 정도로 긴 오버사이즈 후드티는 베트멍의 시그니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이런 디자인은 정석적인 남자 기본 코디 가이드와는 정반대의 지점에 있는 파격적인 시도였다. 이 외에도 라이터의 힐 부분을 본뜬 부츠처럼 일상적인 사물을 위트 있게 재해석하는 시도도 계속했다.

50만 원짜리 DHL 티셔츠의 의미

베트멍을 패션계의 이단아이자 화제의 중심으로 만든 아이템은 단연 DHL 로고 티셔츠다. 2016 S/S 컬렉션에 등장한 이 노란색 티셔츠는 국제 특송업체 DHL의 유니폼과 거의 흡사한 디자인이었지만, 가격은 수십만 원에 달했다.

이는 단순한 옷이 아니라 하나의 선언이었다. '명품 로고가 박혀야만 비싼 옷인가?'라는 질문을 던진 것이다. 일상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상업적 로고를 런웨이로 가져와 높은 가격을 매김으로써, 럭셔리의 개념과 가치에 대한 고정관념을 흔들었다. 이는 마르셀 뒤샹이 변기를 전시장에 가져온 '레디메이드' 개념과도 일맥상통한다. 이후 챔피언, 리복 등 대중적인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평범한 아이템을 하이패션의 맥락으로 끌어들이는 전략을 꾸준히 보여주었다.

뎀나와 발렌시아가의 관계

베트멍의 설립자 뎀나 즈바살리아를 이야기할 때 발렌시아가를 빼놓을 수 없다. 그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베트멍의 수장과 발렌시아가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겸임했다.

이 시기 두 브랜드는 뎀나의 비전을 공유하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다. 베트멍에서 선보인 과감하고 실험적인 실루엣과 스트리트 감성이 발렌시아가라는 유서 깊은 하우스 브랜드를 통해 더욱 세련되고 상업적인 형태로 다듬어졌다. 예를 들어, 베트멍의 오버사이즈 후드티와 발렌시아가의 C컬 패딩은 같은 디자인 철학에서 파생된 결과물이다. 뎀나는 2019년 베트멍을 떠나 현재는 발렌시아가에만 집중하고 있으며, 그의 퇴임 이후 베트멍은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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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야자수 최종 수정: 리돈도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