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관리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얘기를 주변에서 많이 듣는다. 화장품 브랜드들은 수십 가지 제품을 권하지만, 실제로 필요한 건 몇 가지 안 된다. 핵심만 정리했다.
먼저 자기 피부 타입부터 파악하자
세안 후 아무것도 바르지 않고 30분 정도 기다려 보면 된다.
- 번들거림이 심하다 → 지성
- 코 주변만 번들거리고 볼은 당긴다 → 복합성
- 전체적으로 당기고 각질이 일어난다 → 건성
- 붉어지거나 따가움이 있다 → 민감성
대부분의 남성은 복합성이거나 지성이다. 호르몬 구조상 피지 분비가 여성보다 많기 때문이다. 다만 "난 지성이니까 보습은 필요 없다"는 흔한 오해다. 피지가 많아도 피부 속은 건조할 수 있고, 이 경우 오히려 피지가 더 나온다.
기본 루틴: 3단계면 충분하다
1단계: 세안
하루 두 번, 아침저녁으로 세안한다. 중요한 건 세안제 선택이다.
- 지성/복합성: 약산성 폼클렌저 또는 젤 타입. pH 5.5 전후 제품이 좋다. 비누(pH 9~10)는 세정력은 강하지만 피부 장벽을 무너뜨린다.
- 건성: 크림 타입 클렌저. 세정력이 약한 게 아니라 보습 성분이 포함된 것이다.
- 민감성: 무향, 무색소 제품. 성분표에서 향료(Fragrance/Parfum)가 들어간 건 피하는 게 낫다.
세안 시 물 온도는 미온수(약 34~36도). 뜨거운 물은 피지막을 벗겨내고, 찬물은 세정이 제대로 안 된다. 거품을 충분히 내서 30초~1분 정도 부드럽게 문지르고, 헹굴 때 15~20회 정도 물을 끼얹는다. 수건으로 세게 문지르지 말고 톡톡 눌러서 물기를 제거한다.
2단계: 토너 (스킨)
세안 후 바로 바른다. 토너의 역할은 두 가지다.
- 세안 후 알칼리로 기운 피부 pH를 원래대로 돌려놓는다
- 다음 단계 제품의 흡수를 돕는다
손바닥에 500원 동전 크기만큼 덜어서 얼굴 전체에 가볍게 누르듯 바른다. 화장솜으로 닦아내는 방법도 있지만, 마찰이 생기므로 민감성 피부라면 손으로 바르는 게 낫다.
성분 참고: 히알루론산(보습), 나이아신아마이드(미백/모공), BHA(각질/피지 관리). 지성이면 BHA가 포함된 토너가 도움이 된다. 건성이면 히알루론산 위주로.
3단계: 보습제 + 자외선 차단제
보습제는 피부 타입에 따라 제형을 고른다.
- 지성: 로션 또는 젤 타입. 가볍게 흡수되는 것. "오일프리(Oil-free)" 표기 제품이 무난하다.
- 건성: 크림 타입. 세라마이드, 시어버터 같은 유분 성분이 포함된 것.
- 복합성: T존(이마·코)은 가볍게, 볼은 크림으로. 귀찮으면 로션 하나로 통일해도 된다.
자외선 차단제는 사계절 내내 바른다. 흐린 날에도 자외선(특히 UVA)은 구름을 뚫고 온다. 자외선은 피부 노화의 80%를 차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광노화). SPF 30 이상, PA++ 이상이면 일상생활에 충분하다.
바르는 양이 중요한데, 얼굴 전체에 검지 두 마디 정도 분량을 써야 표기된 SPF 수치만큼 효과가 나온다. 대부분 이것보다 적게 바르기 때문에 실제 차단 효과는 절반 이하인 경우가 많다.
추가하면 좋은 것들
위 3단계만 꾸준히 해도 피부는 확실히 달라진다. 여기에 더하고 싶다면:
- 각질 제거: 주 1~2회. AHA(글리콜산) 또는 BHA(살리실산) 제품. 물리적 스크럽(알갱이가 들어간 것)보다 화학적 각질 제거가 피부에 덜 자극적이다.
- 세럼/에센스: 특정 고민에 맞는 고농축 제품. 비타민C 세럼(색소침착, 톤 정리), 레티놀(주름, 탄력 — 단, 자극이 강해서 소량부터 시작).
- 아이크림: 눈가 피부는 얇아서 노화가 빨리 온다. 30대부터는 고려할 만하다.
흔한 실수들
- 제품을 너무 많이 바꾼다: 새 제품의 효과는 최소 4~6주는 써봐야 알 수 있다. 일주일 쓰고 안 맞는 것 같다고 바꾸면 피부만 혼란스러워진다.
- 트러블이 나면 무조건 기름기 제거: 여드름이 심하면 피부과를 가는 게 맞다. 과도한 세안은 오히려 피지 과다 분비를 유발한다.
- 선크림을 실내에서 안 바른다: 유리창은 UVB는 차단하지만 UVA는 통과시킨다. 창가에 앉아서 일하는 경우 실내에서도 바르는 게 좋다.
- 면도 직후 알코올 성분 제품 사용: 따갑다고 느끼는 건 피부 장벽이 손상된 상태에서 자극을 받기 때문이다. 면도 후에는 알코올 프리 제품을 쓰자.
현실적인 조언
매일 풀 루틴을 하겠다고 작심삼일 하느니, 세안-보습-선크림 이 세 가지만이라도 매일 하는 게 낫다. 피부 관리는 한두 번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고, 꾸준함이 전부다. 비싼 제품을 가끔 쓰는 것보다 적당한 제품을 매일 쓰는 쪽이 결과가 좋다.
제품 가격과 효과가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도 알아두면 좋다. 편의점 기초 라인도 성분 구성이 괜찮은 것들이 있고, 백화점 고가 제품 중에도 향료 범벅인 것들이 있다. 전성분표를 보는 습관을 들이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일 수 있다.